인정받지 못해도 괜찮은 어른의 무게

"수고했다"는 말이 사라진 자리
병원 원무행정으로 일하던 시절, 새벽 응급실 접수창구에서 밤을 새운 날이 많았습니다. 다급한 보호자들 앞에서 언성이 높아지는 순간도 많았고, 그렇게 밤을 꼬박 새우고 인수인계를 마쳐도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 듣는 날은 드물었습니다.
처음엔 서운했습니다. 이렇게 애썼는데 왜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까, 나만 손해 보는 것 같았습니다. 20년 넘게 현장에서 사람을 상대하며 깨달은 건, 어른이 된다는 게 결국 인정받지 못하는 순간을 견디는 법을 배우는 일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왜 어른의 세계에서는 인정이 줄어드는가
아이였을 때는 잘하면 칭찬을 받았습니다. 심부름을 잘해도, 숙제를 마쳐도 누군가 알아봐 주었습니다. 하지만 어른의 세계는 다릅니다. 맡은 일을 묵묵히 해내는 게 당연한 것으로 취급되고, 애써도 티가 나지 않는 날이 대부분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의 차이로 설명합니다. 어릴 때는 외부의 칭찬(외적 동기)으로 움직이지만, 어른이 될수록 스스로 부여하는 의미(내적 동기)로 움직이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인정이 사라진 자리를 채우는 건, 결국 나 자신에 대한 존중입니다.
오늘 해볼 수 있는 작은 실천
인정받지 못해 서운한 날엔, 이렇게 해보세요.
- 하루 끝에 스스로에게 "오늘 애쓴 것" 한 가지를 구체적으로 말해주기 (예: "오늘 어려운 전화 통화를 끝까지 잘 마무리했다")
- 남이 알아주길 기다리지 않고, 하루 일과 중 가장 잘한 일 하나를 메모장에 적어두기
작은 습관이지만, 이걸 반복하다 보면 인정에 대한 갈증이 조금씩 줄어듭니다.
요즘 저는 온라인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며, 애써도 알아주는 사람이 아직 많지 않은 시간을 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인정은 언젠가 따라올 수도, 안 올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 사이에도 제가 저를 놓지 않는 것입니다.
저자: 머니몽
병원 실무경력 20년, 요양보호사. 40대 경단녀에서 디지털 자립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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